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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이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신지 쩔뚝거리며
무거운 짐을 들고 계신 할머니 한 분을 봤어요.
다가갔죠.
그리고 타고 가실 버스 앞까지 동행해드렸습니다.
제 어설픈 일본어 억양 때문인지
“외국인?” 하고 물으시더라구요.
“네, 한국인이에요.” 답했습니다.
짧고 간결한 대화였지만
무엇을 느끼셨는지…“한국인…” 하시며
잠시 생각에 잠기신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사드리고 돌아서는 순간,
환한 미소와 함께
“고마워, 정말 고마워.” 라고 하셨어요.

저에겐 특별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릴 적, 저희 부모님은
작디작은 시장에서 횟감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겐 이모와 삼촌이 참 많았어요.
모두 시장 분들이셨죠.
항상 작은 도움을 서로 주고받으며,
누군가 무거운 짐을 들고 있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나서서 조그마한 보탬을 주었습니다.
그게 일상이었고,
제게는 세상이었습니다.

어제 엄마와 통화를 하며 이 이야기를 꺼냈어요.
한참 이런저런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하는데 엄마가
“비는 안 왔어?”
(“조금 왔어.”)
“우산은?”
(“에이, 조금 맞아도 돼. 괜찮아. 도와드리는데 내가 우산을 어떻게 써.”)
“아니, 그분 짐 들고 계셨다며. 우산 있었냐고.”
(“아니? 맞고는 계셨는데, 조금밖에 안 와서 뭐…”)
“씌워드리지… 너가 짐 들 때, 우산 드리지 그랬어.”
(“…아…”)

그런가 봐요...전 항상
이런 엄마의 모습을 사랑해왔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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